砅涓 2019. 2. 2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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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란 의미를 국어 사전에 남의 물건을 훔쳐다 
먹는 장난으로  기술하고 있다. 일본 사람들은 '쓰리'---남의 주머니 속을 "슬쩍" 할 때 말하는 '쓰리'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서리는 한자어 서리 상(霜)과 어떤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즉, 초 가을에 내린 무 서리 때문에 일 년 농사를 망친 것과 같다는 의미에서 유래된 말이 아닐까? 

그렇지만 서리는 어디 까지나 재미 삼아 하는 장난이기 때문에 도둑질과는 다르고. 
어찌 보면 서리는 궁핍한 시절에 행해졌던 일종의 행위로 서리 하는 사람들의 착한 심성과 이를 도둑 행위로 여기지 않았던 넉넉한 인심 때문에 존재할 수 있었던 놀이 문화의 하나로 봐주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큰 애기 서리? 
내 나이 열여덟 이성에 호기심이 많던 고교 2학년 때 모내기 철이 한창이던 때 토요일 짝꿍 친구 시골 집으로 농번기 돌봄  방문을 한다.
늦은 저녁 친구 놈 자기 동네는 곤란하다며 멀리 다른 동네로 큰애기 서리 하러 원정을 가자고 한다. 걸어가면서 하는 말 "예연아 너는 내 동생이 있다" 한다 
도대체 무슨 소리여?  

드디어 둘 이서 한 5 km 정도 밤길을 걸어서 어느 마을에 도착 그 동네 친구와 접선한다. 부산서 고다꾜 학생들이 왔다니 동네 처녀들이 참 많이 모여든다. 
사립 문 소리가 나도록 사립 문에 달린 풍경을 손으로 꼭 쥐고 싸립 문을 살짝 여닫고 깆은 방법을 동원하여 은밀히 모은 동네 큰 애기들이 방 안 가득하다. 
머슴아 둘은 방 안 쪽으로 마치 여자들만 모인 것처럼 위장 그 마을 친구는 밖에서 망을로 보기로 한다  

그 시절 교복에 모자에 온갖 폼 다잡고 가서 사립문 딸랑이 손으로 잡고 소리 안나게 해주고 대문 있는 집은 삐그덕 삐그덕 소리 안 나게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모아 놓고 이러고 저러고 어떠고 저쩌고 조잘조잘 대다가 간택의 절차만 남았는데 문제가 발생 한다 밖에서 망을 보던 친구가 빨리 피하라고 한다.
동네 가시나들도 썰물처럼 빠지고 그림자도 없다 

마을 청년들이 몽둥이 들고 들이 닥친다~ 
귀에 피도 안마른 놈들이~~~ 
연애질이여~~~

동네 청년들을 모은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 마을 길잡이 놈이 숨어 분 통에 할 수 없이 걸음아 나 살려라 ~~ 
예연아 너 길 모르니 나만 따라와~ 
길 따라 도망치면 삥 둘러가 잡혀~~ 
이쪽 지름길로 이리 따라 와 ~ 
둘이서 도망치는데 들리는 소리가 어느 학교인가 모자만 뺏어 
그래 모자를 벗어 움켜쥐고 첨벙첨벙 논으로 산으로 고개를 넘어서 공동 묘지 앞에 턱 앉아서 한 숨을 돌리고 몰골을 서로 처다 보니 귀신도 도망가게 생겼다 

몰골이 물에 빠진 생쥐 마냥  
월요일 아침 학교서 짝꿍 그 친구하고 둘 이서 실컷 웃었다.
글씨 그 나이 때 여자가 뭔지 알았을까??? 
참 좋았다 지금 생각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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