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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후반 경기도 양평에 살았던 취송(醉松) 이희사(李羲師·1728~ 1811)의 시다. 평생 벼슬하지 않고 시를 짓고 살아가던 그가 불쑥 떠오른 생각을 시로 지었다. 난초를 심은 사연이다.
밭이 생겼으니 남들 하듯이 곡식을 심어야 했다. 그러나 곡식을 심지 않는 대신 열심히 난초를 심었다. 가을이 되었다. 난초는 쌀이나 보리, 그도 아니면 밤과 대추처럼 먹고 살아갈 열매를 맺지 않았다. 이제는 후회하고 반성해야 할 때다.
그러나 그는 후회는커녕 거문고를 안고 난초를 노래한다. 시인은 한 평생 남과는 다른 길만 선택했고, 반대로만 살았다. 곡식을 심지 않았고, 열매를 맺지 않았으며, 후회하지 않았다.
난초는 시인의 인생을 닮았다. 난초를 심고 가꾼 인생의 선택, 후회하지는 않겠다.
- 안대회 |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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