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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소풍 색소폰.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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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꿀의 연상                                    기호민

 

 

 

 

 

 

봄이다. 벌. 나비들이 꽃을 찾아 날아든다. 
연약한(?)꽃이 강간 당하듯이 힘겹게 당한다. 꽃잎이 파들 거린다. 집요하게 꿀을 파 먹고 퉁 벌은 날아간다. 오르가즘을 만끽한(?) 꽃은 마냥 화사하게 웃는다. 다디 단 꿀을 공짜(?)로 빨아 먹는 재미에 털 복숭이 다리가 쾌락으로 뒤틀리던 기억을 저장하며 새 맛을 찾아 벌 나비는 날아가지만, 꽃들은 그들을 부려 치밀하게 계산된 교미를 했다. 
그 장치. 그 계산의 주체가 삼신할미가 되었든, 아프로디테가 되었든, 자연이든 어떻든 그리 보인다. 

'성 문제'가 한창이다. 동식물들은 진즉부터 해결된(?) 일이 인간에게서는 한창 논의되고 있다는 게 어찌 보면 자존심 상하는 일 같다. 그것이 '먹고사는 일' 이나 '분배(자본이나 쾌락)'와 연결되어 제법 복잡하다. 뭐 '인권'이란 게 단순화 해 놓으면 그 언저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은 너무 안일한 사고 방식일까?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기르시니...' 라는 고시조를 배우면서 중학교 학생이었던 나는 남자로 태어난 것을 퍽 부담스럽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소변기 앞에서 가늘디 가는 내 '파이프'를 내려다보며, '이 적은 관으로 어떻게 아기를 낳을거나'하는 걱정을 혼자 하곤 하였던 것이다. 
사람들이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것 같고, 그냥 지나치는 것 같아서 나도 그대로 말았는데 어렸을 때 그 의문은 지워지지 않다가, 수 십년 후, 중. 고등학교 교사가 되어, '氏(씨)'자를 가르치면서 문득 깨달은 것이다. 「오호라, 알았도다! 남자의 '애기씨'가 여자에게 심어져 아기가 나온다-농부가 밭에 씨를 뿌려 열매가 맺혀 나온다-그러니까 남자는 농부, 여자는 밭. 대지가 번 듯이 누워 하늘을 우러러 바라보듯, 여자는 반듯이 누워 배를 덮치는 남자를 하늘처럼 받아 싸아 안는 것이 정해진 이치이노라. 아기는 아버지 것이니, '김씨 아버지'의 아들 딸은 마땅히 김씨요, '박씨 아버지'의 아들 딸은 박씨임은 불문가지. 어머니를 닮을 일이 없건만 50%쯤 닮은 것은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일.- 천하의 모든 이치를 아는자는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아는 법.- 자식들이 씨와는 직접 관계가없는 어머니를 닮는 것은 어머니의 음기(陰氣)의 간접 영향을 받은 까닭이로다. 세상 이치는 그리 간단하지가 않지 음!」나는 단숨에 음양. 생성의 옛 이치를 깨달아버린 것이다. 그리하여 백행(百行)의 근본이라는 '父生母育之恩(부생모육지은)'을 기초로 「효(孝)-제(弟)-충(忠)-신(信)」등 광범한 도덕 체계를 펼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었건 것이다. 서양의 경우는 여자의 탄생 내력과 원죄를 물어 결혼을 하면, 아예 애초의 자기의 성도 제거되어 남편의 성을 뒤집어 쓰게 되어 있었던 것이, 다 유래가 있었던 것 같다. 
벌.나비를 성교의 매신저로 불러들이는 데는 '꿀'이 필요했던 것처럼, 남자의 양물을 여자의 자궁에 끌어들이는 데는 '꿀맛같은 쾌감'이 주어졌다고 추리하면 어떨까? '달콤한 사랑'이니, '허니문'이니 하는 말들이 자의적으로 만들어진 말이 아닌 듯하다. 어느 실존주의자의 말이 생각난다. '세상 대부분의 남자는 단 하루 밤을 위하여, 결혼을 한 다.'나? 

이렇게 펼쳐 가노라면, 쾌감은 남자 것이 된다. 유전학이니 생리학이니 하는 것들이 밝혀 주지 않았던들 세상은 영원히 남자 편일 뻔했다. 하마트면 '정식 인간'은 남자이고 '보조 인간'은 여자일 뻔했다. 음과 양의 이치도 형평을 잃게 되겠지만 그런 것쯤이야 세상에 궤변이란 게 얼마나 큰 위력이 있는가만 확인하면 걱정거리가 아니다. 

21세기는' 여성들의 세기'라고 한다. 나는 결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 말 대신 '21세기는 여성 제 자리 잡기의 세기'라고 하고 싶다. 
모든 생명의 '씨'를 아니 '씨의 성분'을 남성과 여성이 '절반씩'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난 오늘날, 한결같이 아래 깔려 눈감고 살아온 수많은 세기가 너무도 안타깝고 분할 여성들이여! 이제 체위를 바꾸자. 당당히 눈을 홉뜨고 수십 세기를 소급하는 자세로, 지구가 쪼개질만큼 동동굴러도 어찌 보상이 될까보냐! 성이 찰까보냐! 
'법은 멀어도 주먹은 가깝다.'고 아직도 남성들의 폭력은 원시 성으로 남아 있지만, 법을 공유한 지금, 기계도 공유한 지금, 공동의 인력으로 그것은 좀도둑 현상 정도로 자리 매김 될 것이고 '여성 인권 문제' 반열에는 오르지 못할 것이다. 때린 만큼보다 법에 의해 두드려 맞는 정도가 막심한 경험이 쌓이면, 깡패 집단은 해산되지 않겠는가? 그건 그렇고... . 
'천국은 알쏭달쏭하며 외상이고, 쾌락은 실감이고. 현찰이다.' 쾌락의 공유야말로 모든 것의 공유다. '일부일처제'를 지킬 테면 같이 지키고 깰 테면 같이 깨자. 자식들도 안을 작정이면, 같이 안고, 던져 버릴 테면, 같이 던질 수밖에 없지 않는가? 딴은 그런데... . 

요즈음 세상은 들뜬 느낌이 든다. '지식 정보화. 경쟁 시대'임을 십분 감안해 본다고 해도, '이게 아닐텐데...,하는 감이 든다. 엄밀한 과학을 기초하여, '성'이 '해방'되고, 정치가 개혁되고, 의식주가 품목과 양이 넘쳐나, 쓰레기가 지구문제가 될 지경인 천국 같은 이 세상인데, 그렇다. 
나는 이 제반 '이력사'의 원인이, 과학을 -'발견.생산-소비'만 했지 -'제대로 적용'하지는 않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하기야 이제까지 그래왔지 않았나 한다. 뭔고 하면, 이제까지 '과학.기술자가 발견.생산해 놓으면, 정치.경제.사회.문화꾼 또 대부분의 아마추어 군중이 비과학적으로 소비해온 것'이 아니었냐는 말이다.(이 담론도 아마추어의 범주지만) 노벨이 화약 만들어 내놓으니, 정치꾼들은 폭탄으로 쓴 형국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성문제.여성 해방, 여가와 쾌락 문제'도 프로 과학자들이 풀어야 할 사안이 아닐까 한다 
예컨데. 이 말이다. 「꿀은 사실, 꽃 자체의 영양에는 직접 관계는 없는가?」없다면, 우리는 「꿀은 꽃들의 성교의 수단 이다.」는 인문적인 명제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며, 곧 이어 「이성 간의 성교는 번식이 목적이며, 쾌감.쾌락은 수단이다.」는 담론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고, 「일부일처제이건 난혼제이건, '목적'인 '자식' 은 결코 보호되어야 하고 생활인. 사회 구성 분자가 될 때까지는 정상적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소위 도덕적 당위론도 새로운 옷을 입고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가정해 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컷이 암컷에 비해 사지의 힘이 센 현상, 그에 대응한 듯한 암컷의 복부와 자궁에서 계측되는 경이로운 힘, 넓고 단단한 가슴에 대응한 듯한, 아늑하고 포근한 가슴(과거에는 넓고 단단함이라는 속성을 아늑하고 포근함의 우위에 놓고 남성이 으시대지 않았나 한다. 그런 관념의 근저에도 '씨가 남성에게 있다.'는 믿음이 있었지 않았을까?) 기하학에 부합할 정도로 남.녀의 생리현상이 경이롭게 조작. 조직된 것으로 '발견'된다면, 아기가 아버지 품보다 엄마 품을 그리워하며, 10개월을 참고 견디고, 아픔 참아 낳아, 아빠보다 많이 안아 준 불공평한 듯한 엄마의 헌신은 아버지보다 어머니가 더 오래 삶(통계상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사는 것으로 앎)으로, 또 자식들이 어머니에게 더 알뜰한 정을 주는 것으로 보상된다고 하면, 어지간한 경제 수학 공식 하나가 됨 직하지 않는가? 
'남성은 남성다워야 하고, 여성은 여성다워야 한다.'는 말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는 있으나 마나한 근사한 말 그대로 들리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 있을 것도 같다. 

'산천은 의구'한데, 인간사는 들뜨고 있다. 과학은 연구실에서 침착한데, 소비자들의 백화점 쇼핑 눈들은 두리번거리는 눈과 지그재그 발거름으로 어지럽다. 

21세기의 봄이다. 
'무심한' 벌. 나비와 꽃들은 예나 지금이나 평화롭게 날아 다닌다. 이왕사 과학 세상 이루었으니, 삶을 이해하는 데에도 삶에 이용하는 일도 철저한 과학으로 '규정하고' '행(行)해 가면 어떨까? 

어디까지 왔나? 무지개 찾아 떠나온 소년처럼... . 
내 연상 여행이, 아마추어의 상념 여행이 너무 멀리 왔나보다. 아, 졸려! 
춘곤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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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砅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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