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시그마(∑)의 여행, 다음 정거장을 향하여

砅涓鄭承衍

인생이라는 기차에 올라타 창밖을 바라본다. 노랗게 물든 들판과 낮게 엎드린 산들이 기차의 움직임에 맞춰 천천히 뒤로 물러간다. 그 고요한 풍경 속에서, 우리는 종종 가장 가까운 사람과 사소한 말다툼을 벌이곤 한다. 가방의 위치, 사소한 말투 같은 지극히 작은 일들로 마음을 닫고, 마음속 계산기를 두드리며 누가 먼저 잘못했는지 치졸하게 따져 묻는다.

수학의 눈으로 보면, 우리가 목숨 걸고 다투는 그 짜증과 화의 조각들은 찰나에 불과한 '미분(Derivative)'의 순간들이다. 전체 인생에 비하면 먼지보다 작은 기하학적 파편일 뿐이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진실이 있다. 그 보잘것없는 미분의 조각들이 날마다 촘촘히 쌓여 '적분(Integral)'이 될 때, 그것이 곧 우리가 살아낸 삶의 면적이자 형태가 된다는 사실이다.

인생은 결국 '시그마(∑)'라는 거대한 더하기 기호와 같다. 첫 정거장부터 마지막 정거장까지, 우리가 지나온 모든 순간(n)들을 단 하나도 누락 없이 더해가는 총합의 과정이다. 서로 옳다며 언쟁을 높이고, 자존심 때문에 먼저 미안하다 말하지 못하는 '마이너스의 순간'들을 부지런히 더하다 보면, 정작 함께 웃고 사랑을 채워야 할 인생의 총합은 야위고 쓸쓸해질 수밖에 없다. 이 기차 여행에서 가장 엄연한 규칙은 우리 중 누구도 자신이 내릴 '다음 정거장'이 언제인지 모른다는 점이다. 영원히 함께 갈 것 같던 이들이 예고 없이 내리고, 뜻밖의 인연이 몇 정거장을 더 동행한다. 우리에게 허락된 여행의 길이는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다. 

기차가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와 눈부신 햇살을 맞이할 때, 비로소 곁에 앉은 사람의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지나간 마이너스의 시간은 되돌려 뺄 수 없지만, 다가올 미분의 조각은 다시 아름답게 채워갈 수 있다.
그러니 굳이 이기려고 애쓰지 말자. 굳이 오래된 실수를 꺼내 상처 주지 말자. 안내 방송이 울리고 언젠가 반드시 찾아올 '다음 정거장'에 도착하기 전에, 지금 같은 기차에 타고 있다는 그 경이로운 기적을 향해 손을 뻗자. 오늘이라는 미분의 순간에 조금 더 이해하고, 조금 더 용서하며, 매일의 시그마에 따스한 사랑을 더해가는 것. 그것이 우리의 삶이라는 적분의 면적을 가장 아름답게 채우는 유일한 방법이다.

728x90
반응형
Posted by 砅涓鄭承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