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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의 쓸모 있음은 빈 공간이다

이 도시의 야경에 익숙한 나는

밤마다 지친 몸으로 돌아와

이 공간을 무엇으로 채울까 궁리한다

항아리 속 여백이 설레임으로 나를 반긴다

거기서 반쯤 고인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읽는다

그렇게 기쁜 일도 그렇게 슬픈 일도 아닌

허공을 치닫는 바람 소리를 듣는다.

 

올해도 인생의 남은 여백을 돌고돌아

또 하나의 나이 칠순를 맞으려 나선다.

이 도시는 아편 같은 행복이 혈관을 찌른다.

나는 김흥국의 한마리 호랑나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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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砅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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