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연 (징검 다리)

 

 

징검다리 (예연/砅涓) 

머뭇거라는 건 산이요 

흘러가는 시냇물이어라 

함께 징검다리 건너던

임은 어디 갔는가

 

누군가 개울 물살을 

건너가는 길에.

반듯한 돌이 되어 

징검다리가 되고싶었다

돌이 작아 물속에 잠기면

건널 사람 업어 주고

돌이 커서 높이 솟으면

건널 사람 손 잡아주고

개울 속에 단단히

돌 뿌리를 박아 

물살에 요동침 없이
잠기거나, 불쑥 일어섬 없이

누군가 밟고 지나갈 때

믿음의 등불이 되어

묵묵히 그 자리 지키고 싶었다.

 

물 건너 세상이

그리 평탄치만 않음도,

보이지 않는 풀 섶 깊은 곳에 

더러 웅덩이가 있음도,
서로 이야기 하며 

사랑하는 이와 함께

산야를 걷고 싶었다,

솟대

 

콘크리트 다리가 놓이고

징검다리는 물살에 쓸려 가

흔적이 없다 

징검다리를 바라보는 이 맘은 

사랑 찾는 꼿 발 선 솟대가 된다

난(蘭)

내 맘의 방안에 핀 난 꽃
그 녀 닮아 참 예쁘다
맑은 물 갈아 주며
그 임인 듯 물끄러미 바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