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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와 그늘 — 자녀와 손주에게 

砅涓 鄭承衍

돌이켜보면
내 사랑은 늘 무거웠지.

넘어질까, 다칠까
너보다 앞서 길을 열고
내 삶보다 네 삶을 더 걱정하며
너의 몫까지 짊어지려 했네.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것저것 당부하고 또 잔소리하며
그것이 부모의 도리인 줄만 알았지.
사랑한다는 이유로
너의 삶에 내 걱정을 너무 많이 얹었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작고 여린 손주를 만나고
그 조그만 손가락이 내 손을 잡을 때
오래 묵은 마음 하나가
조용히 풀어지는 것을 느꼈네.

가르치기보다 바라보게 되고
바로잡기보다 기다리게 되며
조금 서툴러도, 조금 느려도
그저 괜찮다고 말해 주고 싶었네.

남들보다 앞서지 않아도
남들만큼 잘하지 못해도
건강하게 자라나는 것만으로
얼마나 고맙고 충분한 일인지.

그 작은 손을 바라보다
나는 뒤늦게 깨달았네.
사랑은 꼭 무언가를 해 주는 것만이 아니라
아무것도 재촉하지 않고
그저 지켜봐 주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을.

 


 

그땐 미처 몰랐었네.
사랑에도 때가 있고
그때마다 다른 모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앞에서 이끌어 주는 용기만큼이나
뒤에서 지켜봐 주는 지혜가 필요하고
넘어지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손만큼이나
스스로 일어설 때까지
기다려 주는 마음도 필요하다는 것을.

자녀에게는
비바람을 막아 주는 울타리였으니
이제 손주에게는
따뜻한 햇살 아래 쉴 수 있는
그늘이 되어 주고 싶네.

다가오면 기꺼이 품어 주고
멀어지면 그 걸음을 믿어 주며
도움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 내밀 수 있는 손으로
그 자리에 머물고 싶네.

 


 

짊어지는 사랑에서
지켜보는 사랑으로.

앞서가는 사랑에서
기다려 주는 사랑으로.

오랜 세월을 돌아서야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네.

사랑한다는 것은
누군가의 삶을 대신 살아 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믿어 주는 것.

때로는 넘어지고
때로는 돌아가더라도
그 또한 너의 삶임을 인정하며
말없이 곁을 지켜 주는 것.

내가 걸어온 길이 옳았다고
너에게 같은 길을 걷게 하기보다
너만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한 걸음 물러서 주는 것.

그것이 어쩌면
오랜 세월 부모로 살아온 내가
이제야 배워 가는
사랑의 참모습인지도 모르겠네.

 


 

사랑하는 나의 자녀들아,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들아.

너희의 삶은 너희의 것이니
너희가 선택한 길을 믿어 주마.

기쁠 때는 함께 웃고
힘들 때는 조용히 곁에 서며
정말 도움이 필요할 때는
기꺼이 손을 내밀어 주마.

너희의 삶을 대신 짊어지기보다
너희 스스로 살아갈 힘을 믿으며
너희가 걸어가는 길 위에
따뜻한 응원을 놓아 주마.

언제나 앞에서 이끌지는 못하더라도
언제나 뒤에서 지켜볼 수 있도록.

너희가 지쳐 돌아오는 날에는
아무 말 없이 쉬어 갈 수 있도록.

나는 여기,
너희의 삶을 믿고 기다리는
따뜻한 그늘로 서 있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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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砅涓鄭承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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