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오래 전 어릴적 보았던 상여소리의 슬픔과 꽃으로 꾸며진 화려함이 뇌리에 떠오르며 그때의 아스라한 음율의 상여소리가 귓전을 맴돈다. 오늘날에는 망자를 저승으로 보내는 운반 수단도 다양하다. 교통이 편리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당시 상여는 이승에 남은 자들이 이승에서의 고달픈 삶을 마감한 망자를 위해 저승으로 옮겨주는 유일한 가교였다.

이제가면 언제오나, 북망산천이 그렇게도 좋다더냐                        어~허~ 어~허~
이제가면 언제오나, 뭐가 그리도 급해 서둘러 가느냐                      어~허~ 어~허~
이제가면 언제오나, 꽃피고 새우는 춘삼월에 오려나                 어~허~ 어~허~
저 어린 상주들 개울가에서 물장구치는 삼복더위에 오려나              어~허~ 어~허~
오곡백과 풍성한 날 어미 아비 잃은 저 어린 상주들 동냥하러 다닐제 오려나   어~허~ 어~허~

앞소리는 인생의 허무함을 되새겨 주기도 하지만 이승에 머무는 동안 인생을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평범한 진리의 교훈을 주기도 한다.
장지로 가다가 다리라도 만나면 앞소리꾼의슬픈 소리는 사람들을 더더욱 숙연하게 한다
이 다리가 웬 다리인가             어~허~ 어~허~
이제가면 못 건너 올 다리         어~허~ 어~허~
그래서 가기 싫어하는구나!       어~허~ 어~허~
그래서 가기 싫어하는구나!       어~허~ 어~허~
어디 한번 쉬어나 가세             어~허~ 어~허~

혼인도 하지 않은 자식을 보내는 부모의 애절함을 역어내는 소리 .....
피어 보지도 못한 이 어린것을 어찌 보낼꼬              어~허~ 어~허~
부모 가슴에 오래 묻어 두리니 잘가거라                  어~허~ 어~허~
저승에서는 좋은 부모 만나거라                             어~허~ 어~허~

무병 장수하고 길을 가신 어르신의호상(好喪)이라 할지라도 서운 한 길이다
천녀 만년 살아 계실 것 같더니 떠나시니 어찌 할꼬        어~허~ 어~허~
어르신이 쓰던 그방 비면 서운해서 어찌 할꼬                어~허~ 어~허~
남은 자식들이 어르신 보고파하면 불쌍해서 어찌 할꼬    어~허~ 어~허~

다음 소리엔 모든 사람들의 눈시울이 ....상주와 유족들의 곡소리는 더욱 커진다.
먹고픈 것 아니 먹고               어~허~ 어~허~
가고픈 곳 아니 가고               어~허~ 어~허~
입고픈 것 아니 입고               어~허~ 어~허~
쓰고픈 것 아니 쓰고                어~허~ 어~허~

이쯤이면 망자와 상관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저 눈물 젖는다.
동전 한잎 아껴가며 힘들게 살았것만      어~허~ 어~허~
그렇게도 아둥바둥 살았건만                 어~허~ 어~허~
인생이란 일장춘몽                              어~허~ 어~허~
갈 때는 이렇게 빈 손으로 가는구나        어~허~ 어~허~

혼자 가기에는 멀고도 외로운 길, 두렵고도 쓸쓸한 길, 그 길을 가야만 하는 망자에게 이승에 남은 사람들이 보내는 마지막 소리가 길벗이 되었으리라
어린시절 들었던 그 소리가 귓전을 맴돌고 있다

728x90
반응형

'「My Life 砅涓」 > 「 砅涓集」'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앙  (0) 2012.09.26
뜸들임  (0) 2012.09.25
  (0) 2012.09.11
  (0) 2012.09.10
우정 追友江南  (0) 2012.09.07
Posted by 砅涓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