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첫 입맞춤

30여년 전으로 돌아가 본다. 1981년 가을이다. 결혼하기 바로 전 해이다. 정읍 내장산으로  단풍 구경을 간다. 어르신 말씀 정군 우리 식구 될 사람이니 내장산 단풍이 참 좋으니 같이 가자고 하신다. 예비 사위인  나. 막내 외동딸 아씨. 아씨 오빠 그리고 어르신, 이렇게 넷이서 내장산으로 간다.
내장산 내장사 절 경내에서 "혜경아 너 입술이 왜그러냐?"   "입술이 파랗다. 춥니?" 오빠가 묻는다. 아랫 입술이 파르스름 하다, 그것도 반쪽만, 멍이 들었다. 어르신 딸이 걱정 되서" 어디 아프냐?" " 아니예요. 추워서요!" "추우면 옷을 따뜻하게 입고 나오지  그랬느냐. 괜찮겠느냐?" 이 아가씨 손 거울을 들려다본다. 왜 반쪽만 퍼렇다냐? 어디 안 아프지야?
오빠라고 동생이 걱정이 되서 묻는가? 아나면 알면서도 묻는가?  나는 속으로 (춥거나 아프면 전체가 파래지지 반쪽만 그것도 아랫 입술 반쪽만... ....그럴까?
우리 둘이는 아는디. 미처 몰랐을 뿐인디. 아침에 거울 좀 보고 그것 좀 진하게  좀 바르고 나오지? 서로 눈 빛만 교환. 시치미 뚝 떼고 " 왜 그런다요? 괜찮아요? "
아씨 눈을 흘긴다. "부끄러워서 아버지 얼굴을 어떻게 봐요?... ..." 나는 죄인이 아니요. "아버님이 그래라고 하셨어요. 내 말 맞지 않아요?" "분명히 어제 같이들 노소라고 하셨지않아요?" "그리고 우리는 과년한 처녀 총각 아니요?" 아니란다. 둘이 이야기들 하고 놀라고 하셨지 그 것은 아니잖아요?. 

나는 광주가면 전화를 꼭 했다. 그러면 "집으로 오셔요. 아버님도 오시라고 해요. 꼭 오셔요?" 못 이긴척 "알았습니다". 하고 그집에 간다. 사실은 그 소리을 기대하면서 전화를 했다
갈 때마다 처자 오빠 총각하고 항상 같이 어울렸다, 그 날은 총각이 없었다. "이야기들 하고 놀소!" 어르신 말씀 하시고 정원수 손보려 정원으로 가신다, 한옥인 집안 모든 문이며 창문이 열려있으니 안심하셨겠지. 집 정원이 450평이다. 정원수 향나무로 가득하다. 아무리 문들이 열려 있어도 가려진다. 방에서 둘이 도란도란 이야기한다. 어쩌다가  입술이 포개져 버렸다.
아니 내가 기습을 했을 것이다. 태어나 둘이 다 처음이다. 처자 스물 여섯 내 나이 스믈 일곱 살에 첫 입맞춤이란 걸 해보았다.  "왜 그러셨어요?." " 나도 모르겠어요. 댁이 좋아서요."(나는 그때 호칭을 댁이라 썼다) "정말이세요?. 그 때(초야)까지 절대로 지키려고 했는데." 하면서 눈에 방울이 맺는다.
재차 다짐을 받으려 한다.  "믿어도 돼요?" "좋지 않으면 그랬겠어요? "정말입니다."  그 것뿐이었다, 첨이라 힘의 강약 조절이 서툴 뿐이었다. 하필이면 아래입술 반쪽만 얼마나 세게 빨았으면 퍼런 멍이 들었을까?
지금도 아내에게 그 이야기 하면 날더러 참 낮은 바탕(低質)이란다. 속았단다. 속긴 뭘 속아요? 다음에 어떻게 했는데? 어느 토요일 오후 진주서  광주로 간다. 당시 처가집에는 어르신 내외 미혼인 처자 처자 바로 위 오빠 아렇게 네식구가 한집에 생활하고 계셨다. 어김없이 전화을 한다. 전화 받으면 항상 같은 대답이다. "아버님이 오라고 하시니 집으로 오셔요." 영감님이 사위감을 참 예뻐하셨다.  이놈은 못이긴척 지나가다 들린 척하고 가곤 했다 

진주서는 비가 오지 않았는데 광주 도착하니 비가온다. "우산 있으세요?"  "아니요. 없는데요."  "기다리세요 우산가지고 갈테니."  우산을 하나만 가지고 왔다. 아무래도 무슨 꿍꿍이가 있었던 것 같은데 아직도 못 물어 보고 있다. 비가 오니 같이 쓸 수 뱎에 ... ....골목길로 들어 서는데 이 처자 갑자기 메달리는데 숨이 막힌다 "어! 왜 이래요! 누구 볼라고?
여자가 이러면 돼요?  누구 봐요1" 하니 "처음에 누가 질은 내놓았는디라아? 우산으로 가리기나 잘 하시시요." 하면서 네 입술을 다 앗아가버린다. 이러면서도 속았단다.
지금도 날더러 저질이라 한다.  "그래 당신만 고질이요"하고 말지만.... .....그리고 결혼하고 아들 둘 낳아서 다 키우고 그 놈들이 우리 부부의 그 때의 나이가 되었다.

그 놈들도 지들 어미 아비 처럼 그러는지 궁굼해진다.

728x90
반응형

'「 砅涓堂」 > 「 砅涓集」'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와 전봇대 씨름  (0) 2012.04.04
선녀를 만난 나무꾼**  (0) 2012.04.04
첫 정을 찾아 갑니다.  (0) 2012.03.04
껭변 **  (0) 2012.02.23
미리내 드림  (0) 2012.01.04
Posted by 砅涓
,